특허무효심판 무효 판결후 카피인데?

특허무효심판 무효 판결후 카피인데?

특허발명을 통해 그 물건에 대한 특허권을 획득했어도, 무효의 사유가 존재한다면 해당 특허는 무효화될 수 있습니다. 특허의 무효는 특허무효심판을 통해 이루어지는데요. 무효 사유로 상호주의가 인정되지 않는 외국인에 의한 특허일 경우, 특허요건에 어긋나는 경우, 특허를 받을 수 없는 발명인 경우, 앞서 다른 사람이 동일한 발명에 대해 선출원한 바 있는 경우, 발명의 상세한 설명 규정에 어긋난 경우 등이 존재할 때 이해관계인이나 심사관에 의해 특허무효심판이 청구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허무효심판에서 무효 판결이 나면 그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던 걸로 되는데요. 오늘은 이와 관련해 오리지널 약의 특허기간 만료가 안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약의 특허를 무효로 본 하급심 판결이 나오자 곧바로 카피약(제네릭)을 출시해 오리지널 약값을 하락시킨 제약사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

해외 제약회사 ㄱ제약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인 ‘A'에 대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후 이 회사 한국 법인인 한국ㄱ제약은 'A'를 함유시킨 약인 'B'를 국내에서 판매했습니다. 한편 국내 ㄴ제약은 'B'의 제네릭을 만들어 ‘B’에 함유되어 있던 'A'의 특허만료일 이후가 되는 날짜를 판매예정시기로 정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가 등재 신청을 했는데요.

그러던 와중에 국내 ㄷ제약이 ㄱ제약을 상대로 제기한 ‘A’에 대한 특허무표심판 소송에서 특허법원이 ㄷ제약의 손을 들어주면서, ㄴ제약은 자신들이 낸 소송은 아니지만 ‘A’에 대한 특허무효 판결이 나오자 당초 정한 판매예정시기를 4개월이나 앞당겨 변경한 뒤 제네릭 판매에 나섰습니다.

제네릭이 시중에 나오게 되면 오리지널 약의 가격은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자동 하락하게 되는데요. 얼마 뒤'B'의 건강보험 급여 상한금액 역시 20%나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법원이 ‘A’에 대한 특허를 무효로 판단했던 특허법원 판결을 파기환송해 ㄱ제약의 ‘A’ 특허는 그대로 유지되는데요. 그로 인해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ㄱ제약 측은 특허의 유효 기간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ㄴ제약이 제네릭 판매예정시기를 앞당겨 판매해 손해를 입었다며 ㄴ제약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합니다. 이에 맞서 ㄴ제약은 특허가 무효라는 특허법원 판결을 신뢰해 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긴 것일 뿐 약가 등재 신청에 어떤 기망행위나 위법행위도 없었다고 주장하는데요.

재판부는 ㄱ제약이 ‘A’를 13년간 국내에서 독점적 통상실시권자로 제품을 수입·판매해왔는데, ㄴ제약은 30년가량 지속된 제약회사이기 때문에 이런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당시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소송이 대법원에 계류 중이고 특허권 존속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점도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장관의 약제 결정 및 조정기준에 따라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최초의 제네릭이 출시될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의 약가를 20% 인하해 왔다는 점은 제약업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사실이며, ㄴ제약은 ㄱ제약의 제품과 성분·제형이 동일한 제네릭에 대해 약가등재 신청을 하고 즉시 판매할 경우 ㄱ제약 제품의 약가가 인하되고 이로 인해 ㄱ제약이 손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 또한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ㄴ제약은 독점적 실시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잘 알면서도 위험을 감수하고 장래 제네릭 시장을 선점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제품을 시판, 제네릭 전체 매출액 중 50% 이상을 점유하는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린 것인데, 이에 ㄱ제약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자로서 독점적 실시권을 부여받았음에도 특허권의 존속기간 동안 독점적 이익을 누리지 못하는 손해를 입은 것이라며, 재판부는 ㄴ제약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였습니다.

제약 계에서는 오리지널 약품의 특허가 만료되었거나, 특허가 만료되기 전이라도 물질특허를 개량하거나 제형을 바꾸는 식으로 모방해서 만든 의약품을 ‘제네릭’약품이라고 합니다. 위 소송의 경우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특허가 만료되기 전에 특허무효심판의 하급심에서 무효 판결을 받으면서 경쟁 업체가 해당 의약품에 대한 제네릭을 출시했지만, 대법원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에 대한 특허무효심판에서 무효 판결을 내린 하급심을 파기 환송하면서 벌어진 사건입니다. 즉, 오리지널 약품에 대한 특허의 기능이 소실되기 전 카피약을 판매한 것이죠.

특허를 둘러싼 분쟁에 휘말려서 곤란한 입장에 처했다면 지식재산권 분쟁을 다수 해결해 온 법률조력자의 도움을 통해 문제를 종결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비슷한 문제로 어려운 상황이라면 지영준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