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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산권/특허권

특허무효심판 제기 가능한 이해관계인

 

점점 사회가 도시화되면서 예전과 달리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가족 단위도 예전에는 대를 이어서 할머니부터 손자까지 함께 사는 형태가 보편적이었다면, 요즘에는 부부와 자녀의 2대 정도, 혹은 그마저도 아닌 1인가구나 2인가구 등의 간촐한 형태의 가족이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이런 사회적인 흐름 가운데서 점점 자신의 일이 아니면 굳이 신경쓰지 않는 개인주의적인 태도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를 넘어서서 남의 일에 간섭하는 경우, 오히려 오지랖을 부린다는 소리를 듣거나, 괜한 시비에 휘말려 받지 않아도 될 피해를 보는 경우까지도 생기곤 합니다. 때문에 기본적으로 자신과 일말이라도 관계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만 신경쓰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그냥 모른척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은데요.

 

 

특허무효심판에서도 이런 사안에 대한 이해관계의 유무가 중요한 핵심이 될 때가 있습니다. 바로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판단할 때입니다. 특허무효심판이란 기존에 등록되어 있는 특허가 사실은 신기술의 발명이 아니었다거나, 혹은 기존에 등록되어 있는 다른 기술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거나 하는 등 등록될 만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밝혀서 그 특허가 등록된 것을 없애달라는 요청입니다

 

이 심판을 제기하고자 하는 분들은 보통 먼저 등록되어 있는 특허권의 보유자거나 혹은 해당 특허권을 사용하고자 하는 다른 회사들이 있을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도 아니면서 그저 지나가면서 살펴보니 누군가의 특허가 무효가 될 만한 사유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특허무효심판에서 어디까지를 이해관계인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법원의 태도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Y회사에서는 y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출원하여 두었습니다. 그런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O회사에서 역시 y기술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기에, O회사에서 Y회사에 접촉하여 사용료를 지불하고 y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왔습니다.

 

그렇게 대가를 지불하고 y기술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O회사 내부적으로 검토해봤을 때 y기술은 특허등록이 될 만한 기술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이에 O회사에서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해 해당 기술의 특허권을 무효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그러자 기존의 특허권자인 Y회사에서 반발하게 되었습니다.

 

 

특허무효심판은 그 특허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제기해야 하는 것인데, O회사는 이미 자신들로부터 허락을 받아 y기술을 사용하면서 특허를 함께 누리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에 특허 등록을 무효로 만들만한 이해관계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해관계가 있기 위해서는 그 특허가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이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상황이 존재해야 하는데요. 재판부에서는 이러한 이해관계가 O회사에게도 존재하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비록 현재는 Y회사의 허락을 받아 해당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Y회사의 허락 하에 이루어지는 것이고, Y회사에게 사용대가를 지불하는 등 여러 가지 제약이 뒤따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만약 Y회사의 특허등록이 무효가 된다면 O회사로서는 더 이상 특허사용료를 지불하지 않는다거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어지는 등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해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O회사에서 특허무효심판을 제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이처럼 이해관계인을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서 청구 자체가 부적법해지는 경우도 있기에,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불복을 제기할 수 있는 입장에 있는지를 살피신 후 특허권 자체의 무효사유를 따져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리 해당 특허가 무효로 돌아갈 증거들이 즐비하고 있다하더라도, 본인이 그 무효를 따질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면 심판 자체를 받아보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 관련 자료들을 참고하셔서 단계별로 사안을 검토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