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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소송/조세/부담금

조세포탈 성립요건 명의신탁 만으론?

조세포탈 성립요건 명의신탁 만으론?






소유관계를 나타내게 되어 있는 재산에 대하여 실 소유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명의를 빌려 발행하는 것을 보고 명의신탁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명의신탁은 세금을 탈루할 목적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되고 있는데요.


관련해 오늘 살펴볼 판례는 단순히 주식을 명의신탁한 사실만 존재할 경우 조세포탈 성립요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내용입니다.


세무서에 허위서류를 제출하는 등의 적극적인 행위를 하지 않고 단순히 주식을 명의신탁 하기만 했다면 '사기나 그 밖의 부정행위(구 국세기본법상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따른 조세포탈 성립요건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국세기본법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국세를 포탈하거나 환급ㆍ공제받은 경우에는 국세 부과 제척기간을 그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날부터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A씨는 친형과 운수업체를 경영하던 중 발행주식 일부를 자신의 두 아들과 처제에게 명의신탁 했습니다. A씨는 이들 주식을 모두 형에게 양도한 이후 각자 명의대로 양도소득세를 신고했는데, 세무당국은 주식 배당금 일부가 실질적으로 A씨에게 귀속되었다며 종합소득세 일부와 문제가 되는 기간의 주식양도에 대한 양도소득세 및 증여세 등으로 총 1억6천여만 원을 과세 처분했습니다.


이 같은 처분에 불복한 A씨는 세무서의 과세처분은 양도소득세 부과 제척기간인 5년이 지나 위법하다며 세무서장을 상대로 종합소득세 등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하는데요.





1심을 담당한 재판부는 A씨가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아들과 처제 명의로 작성된 주식양도양수계약서를 제출한 점 등에 비춰보면 자신이 실질적으로 보유하던 주식의 양도거래를 적극적으로 은닉하는 행위까지 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는 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1항 1호가 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므로 양도소득세 부과 제척기간은 10년으로 봐야 한다면서 세무서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2심 또한 1심 판단을 어느 정도 유지했는데요. 그렇지만, 증여세 5500여만 원에 대해서는 A씨가 정산금 중 반환한 금액 등은 A씨의 소득으로 귀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전제로 한 처분은 위법하다며 취소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선고합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입장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구 국세기본법이 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는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등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는데, 다른 행위를 수반하지 않고 단순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로 신고를 한 것에 그쳤다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납세자가 명의를 위장해서 소득을 얻었더라도 그 위장이 조세포탈의 목적에서 비롯되거나, 허위 계약서 작성과 대금의 허위지급, 과세관청에 대한 허위의 조세 신고, 허위의 등기·등록, 허위의 회계장부 작성·비치 등과 같은 적극적인 행위까지 부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던 것이 아닌, 단순 명의 위장 사실만으로는 구 국세기본법이 정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A씨가 주식 중 일부를 1981년~1994년경까지 명의신탁한 채 유지하기는 했지만, 명의신탁 당사자들의 구체적 소득 규모에 따른 종합소득세 세율 적용의 차이, 회사의 재무상태와 실제 이루어진 배당내역 등을 비롯해 A씨의 조세포탈 목적에 대해서 세무당국의 충분한 증명 또한 없었으므로 단순히 명의신탁이 있었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A씨가 오랜 기간에 걸쳐 누진세율의 회피 등과 같은 조세포탈의 목적을 일관되게 가지고 명의신탁 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원고일부승소한 2심의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돌려보냈습니다.





지금까지 사례를 통해 조세포탈 성립요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이렇게 조세를 두고 벌어진 분쟁은 행정소송을 다수 진행해 온 변호사를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세 등 행정소송 문제로 고민이 있으시다면 행정소송에 능통한 지영준변호사와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